전국노숙일주 (9), 여주 이포보 오토캠핑장 [2013/02/04~07]

2013. 2. 7. 11:50넓은 세상/노숙_캠핑


양양에서 철수해서 속초가서 물회먹고
다음 캠핑장소인 여주로 내달렸다.


길가엔 눈이 많이 왔던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는데,
차 다니는 길은 얼음이나 눈이 없었지만, 눈 녹은 물들이 흥건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그 위를 지날때마다
바퀴에 물 닿는 소리가 무서운지 눈이 똥그래져서 엄청 당황을 한다.

처음에 터널 들어갈때도 그랬었는데,
그건 몇번 터널을 지나고 나니 적응이 되었는지 크게 당황하지는 않는데,
물이나 얼음위를 지날때는 겁을 내는거다...

머리를 내 다리에 박거나(꿩인줄 아나?ㅋ),
아예 발 아래로 내려가서 구석에서 또아리를 틀거나... ㅡ.ㅡ

 



암튼...
우여곡절끝에 캠핑장에 들어가니... 아.뿔.싸...

온통 눈 밭, 어디가 캠지이고 어디가 길인지도 모를... ㅡ.ㅡ;;;
전날 눈이 많이 왔다더니만 엄청 온 듯~


왼쪽의 건물 세개는 임시개수대로 쓰이는 샤워장과 화장실 두개이고,
계단위에 있는 건물이 관리실이다.

 


도착하면 관리실에 들러 접수하고,
일반쓰레기봉투와 음식물쓰레기봉투 하나씩을 (전부 700원) 산 후 사이트로 가면된다.

간신히 사이트번호를 확인하고,
관리실에서 눈삽 두 개를 빌려서 눈부터 치우고...

 

 

 


울퉁불퉁 진흙인 채로 차가 올라갔는지, 바퀴자국이 파인채로 얼어있어서...
간신히 누워서 잘 부분만 땅이 고른 쪽으로 올라가게 텐트를 쳤다.
(중간중간 패인 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조심해야지... 다른 수가 없었다)

아마 눈+언땅 위에 텐트친거라...
걷을때 난리날듯;; ㅋㅋㅋㅋㅋ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마리하고 나가서 눈밭에서 뛰기놀이 한판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잘때는 난로를 끄고자는데,
새벽 2~3시쯤 되었을까? 서늘한 기운에 잠이깨서 온도계를보니...
이너텐트 안 온도가 영하 6.8도... ㄷㄷㄷ

난로를 살짝 틀어놓고 자는둥 마는둥하다가 7시쯤 일어났다.
그래도 9시도 안 되서 잠 자기 시작한거라 충분히 자긴한거~ ㅎㅎㅎ


청국장을 끓여서 아침을 먹고,
시장도 봐야해서 인터넷도 확인할겸 여주시내를 다녀왔다.

그러나... 여주시내에서도 에그는 안 되고;;;
이 에그는 수도권+제주도 전용인듯? ㅡ.ㅡ??

여주시내 대형마트에서 이틀치 장을 보고,
마침 그곳에 무료와이파이가 잡히길래, 블로그에 양양 캠핑글을 후딱 올려놓고 귀가~ㅋ


평일이라 그런지 캠핑장에 사람이 별로없는데, 그나마도 다 앞쪽에만 모여있어서...
틈만 나면 마리랑 뒤쪽 눈 밭에서 뒹굴고 놀 수 있어서 좋다~ ^^

녀석... 눈이 신기한건지, 발이시려 뛰는건지 몰라도... 엄청 뛰고 논다.
신나서 토끼처럼 깡총깡총~ 귀엽;;; ㅋㅋㅋ

 

 

 

 

 

 


다 뛰고나서 들어와선... 또 안에서 놀거나 자거나...
우리 세식구, 제대로 쉰다~ ^^;;;



저녁을 해 먹으려는데, 눈이 내린다.
라됴에 의하면 서울엔 비가 내린다는데, 여기는 눈이 온다.

그래도 여기 바닥상태 생각해보면 비 보다는 눈이 훨 낫다.
잔디라도 깔아놓으면 좋으련만, 바닥이 진흙이라... 비 오면 더 난리 날 듯;;; ㅡ.ㅡ



다음날 새벽...
온도계를 보니 영하가 아닌 영상 4도...

'아~ 오늘은 따뜻한 날인가보다~' 했더니,
웬걸... 텐트가 온통 눈으로 덮혀있는거다. (그래서 텐트 안의 온도가 많이 안 내려간듯~)

눈이 무거운지 안쪽으로 살짝 눌린채... ㅋㅋㅋ

안에서 툭툭 털어서 눈을 떨어뜨리고~
반은 눈을 털고 반은 눈이 남은채 사진부터 한장 찍어놓고~ㅋ


 

나머지 반을 털어내고 주변 정리를 했다.


새벽부터 삐요삐요거리며 제설차도 오가고,
다들 텐트와 주변의 눈을 치우느라 한참을 분주하게 보냈다.

 


마리도 나가서 눈 위에서 용언니하고 팔딱거리고 뛰어놀다가...
좀 늦은 아침을 먹었다.

 

 



점심엔 서울에서 싸부님과 쌘님이 불쌍한 노숙자들 밥 사주시겠다고,
맛난 커피와 간식을 들고 '위로'방문을 하셔서... ^^

오랫만에 커피 내려서 커피안주와 함께 마시고,
다같이 근처 막국수집에 가서 막국수에 편육을 먹고 헤어졌다.

 

커피 내려주시는 싸부님~ (쌘님은 믓찐분인데 사진이 넘 별로로 나와서 패쑤~ㅋ)

 

 

편육사진, 막국수는 나오자마자 흡입하느라 사진이 없다~ㅎ

 



다시 텐트로 들어와보니... 사이트는 이미 한강;;;
그럼에도 땅이 얼어서 삽으론 물길을 내기도 힘든 상황...

어케어케 간신히 물길을 내서
텐트안으로만 안 들어오게 임시조치를 했다.



겨울에 눈 좀 온걸로 이정도인데, 여름에 비 많이 올땐 어쩌려는지...
걱정되는 캠핑장이다... ㅡ.ㅡ

아차차... 지금은 남 걱정할때가 아니지...
당장 우리 텐트 걷을 걱정부터 해야하는게 아녀? 응?? ㅎㅎㅎ


저녁엔 쌘님과 싸부님이 위문품(?)으로 가져다 주신 딸기를 씻어서 먹는 호사도 누리고,
곶감에 화과자까지, 넉넉하게 후식을 즐겼다.

'두 분, 정말 고맙습니다~! ^^'


다음날...
새벽녁에 차가워진 기운에 난로를 살짝 켜놓고 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바람이 들어와서 이너텐트 안의 온도는 영상 1~2도...
그나마 난로 안 켜고 잤으면 동태될뻔;; ㅋㅋㅋ

철수하는 날인데 다행히 온통 얼어버려서 질퍽거릴 걱정은 덜해도 될거 같고,
눈도 좀 왔는지 텐트 아랫부분에 물방울이 언 채로 붙어있고, 스커트 부분에는 눈이 좀 쌓여있다.

해가 떠도 얼어붙은 물방울이 떨어질 생각을 안 하는걸 보니
기온이 많이 내려가긴 한듯~


게다가...
어제밤에 잠자려고 내려놓을때까진 분명 멀쩡했는데,
아침에 보니 렌턴 유리가 또 깨져있네;;;  ㅜ.ㅜ

 

내열유리가 아닌가;;;
버너 점화부분 수리 받으러 가는 길에 하나 더 구해와야 할듯~ ㅡ.ㅡ


마리랑 나가서 한바탕 놀고 들어와서 몸을 녹이고...

난로 심지 청소도 할겸, 난로에 남은 기름을 완전히 다 태우는 동안,
아침을 먹고, 설겆이를 해오고, 주섬주섬 정리를 했다.


엄청난 바람과 추위 속에 간신히 텐트를 접었다.
그래도 땅이 얼어있어서 진흙탕 아닌게 어디냐며... ㅎㅎㅎ



1월 19일부터니 오늘로 딱 20일째다.
설 쇠러 서울에서 3~4일 머물고 나서 길을 또 떠나야하니,
우선, 짐을 단단히 싸뒀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부족한 가스나 기타등등을 보충해 둬야겠다.



* 여주 이포보 오토캠핑장 [2013/02/04~07]
비용 : 무료
전기 : 가능
온수 : 나옴 (샤워장은 임시개수대로 바뀌어서 쓸 수 없음)
화장실 : 양호, 여자화장실은 총4칸, 남자화장실은 총2칸+소변기 4개
개수대 : 겨울엔 동파예방차원에서 원래 개수대는 폐쇄하고 샤워실에 임시개수대를 마련
주차 : 사이트옆 주차
환경 : 허허벌판, 근처에 아무것도 없는 들판
그 외 : 바닥이 진흙밭이라 비오면 배수에 문제 있을 듯 보임
          예약제 (riverguide.go.kr), 샤워실은 있으나 동계엔 임시개수대로 바뀜
주변 : 주유소는 2킬로정도 떨어져있고, 여주시내까지는 20킬로미터정도 떨어져있다
텐트 : 텐티피




*****
이제 이십일간의 전국노숙투어 1막을 정리하고,
설 쇠러 며칠간 서울에 머무를 시간이다.

설이 지난 후에는
다시 서해쪽으로 내려가서 완도항을 거쳐 제주집으로 돌아가는...
전국노숙일주 2막이 시작될 예정~

1막은 딱 20일 걸렸고, 2막의 여정은 며칠이나 걸릴지는 미정이나...
3월초에 시작하는 서귀포시 귀농귀촌교육을 들으려면,
2월말까진 제주에 도착해야한다는 것만 정해져 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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