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숙일주 (2), 하동송림 [2013/01/20~22]

2013. 1. 24. 11:49넓은 세상/노숙_캠핑


여수 웅천공원에서 첫 잠을 자고,
아침에 뒤편 아파트 공사장의 소음에 깨서 철수준비를 하는데,
(힐맨)텐트가 온통 습기를 머금고 있다.

음... 결로가 거의 없는 텐트라더만 그건 아닌듯;;; ㅡ.ㅡ


침낭과 매트를 먼저 정리하고,
텐트를 조금이라도 말려보려고 해 뜨기를 기다리는데
하필 날씨가 흐린거다...

거의 못 말리고 걍 싸서 철수~


용언니가 콩나물국밥이 먹고프다셔서,
인터넷으로 잠깐 검색해서 맛있게 먹고~ㅋ

 



순천만으로 고고~

그러나... 순천만에 도착하고보니...
몇년전 다녀왔던 편안한 시골분위기는 없어지고,
잘 구획된 주차장과 시설물들이 생겼다.

어리둥절해 하면서 주차비를 내고 진입하는데,
들어간지 얼마 안된 곳에 붙어있던 플랭카드...
[주차장과 공원에선 음식물반입금지, 자전거/애완견 출입금지]

 


쩝;;;
목줄 단단히 하고,
혹시 모를 실례에 대비해서 똥주머니 가지고 다니면, 안 될 것도 없을거 같은데...

우리는 이미 몇번을 다녀온 곳이라 안 가도 그만인 곳이지만,
마리하고 같이 산책겸 다녀오려고 간거였는데... 출입금지라니...

할수없이 주차비를 환불받아서 돌아나왔다.


 


차를 남해쪽으로 돌려서 남해 한바퀴 드라이브하면서 구경하고...

(남해대교)


그런데, 이쪽도 많이 바뀌었더란;;;
산 깍아서 만든 주차장도 생기고 많은 찻집과 음식점들도 생기고~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우린 바뀌기 전이 훨 더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돌아 나왔다.


어디서 잘까?
바로 고성으로 넘어갈까? 아님 위쪽을 좀 돌아본 후에 오른쪽(부산쪽)으로 넘어갈까?
살짝 고민을 한 뒤, 위쪽을 좀 더 돌아보기로 하고 하동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동송림...
소나무숲 공원에 붙은 야영장인데,
규모는 작지만 여름에는 적당히 그늘을 줄거 같은 숲이다.

아쉽게도 음용수대는 동파로 물이 안나오는 상태고,
수세식 화장실은 있지만, 매일 청소하는게 아닌지 깨끗한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물 나오는 화장실이 있는게 어디냐며... ㅋㅋㅋ


화장실과 그 앞의 개수대, 개수대는 물은 안 나온다.



늦은 시간까지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는 곳인데,
그때문인지 공원쪽에 관리인이 상주하며 수시로 순찰을 하시는듯~ ^^


텐트를 다 치고 매트와 침낭을 펼친 순간... 관리인 아저씨가 순찰하다 오시더니,

강아지는 출입금지라고... 똥 아무데나 싸고 돌아다녀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민원 들어가면 벌금이 5만원이라고...

목줄하고 있을거고, 똥주머니 갖고 다니니 똥은 싸는대로 치운다고 했는데도...
열이면 열이 다 처음엔 그래놓고 다 암데나 싸는거 놔두고 간다고...
개는 집에 묶여있어야 된다고들 생각한다고...
(본인이 싫어하시는 건지, 정말 민원이 두려워 그러시는 건지는 헛갈리는 순간;;; ㅡㅡ;;;)

그러면서, 민원 안 들어가게 조심하라시고 가셨다;;

 

움;;; 강아지도 생명체이고, 마리는 우리식군데...

한없이 귀엽기만 한, 겁 많은 이 녀석을... ㅠ.ㅠ

 

갑자기, 텐트치느라 난 열이 확 식어버려서...
파세코를 틀어놓은채 한동안 우울해 하다가, 하던 정리를 마져했다.


암튼...

이너로 들인 힐맨텐트까지 친 텐티피 내부모습

 


여긴 마리구역~

(물론 잘때는 저 집이 이너텐트로 들어와서 셋이 같이 잔다~ ^^)


그리고나선...
노숙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밥을 해서 저녁을 먹었다.

집에서 싸 간, 얼린 갑오징어 두마리.
원래는 첫날 데쳐먹으려고 초고추장까지 싸 갖고 왔는데...

아무리 아이스백 안에 있었다지만 하루가 지난후라서,
볶음으로 해 먹었다.

오징어보단 살짝 도톰해서 씹히는 맛이 훌륭했던 갑오징어 볶음;;;
정말 맛있게 밥에 비벼먹고, 휴지로 닦고 끓인물로 헹궈서 설겆이는 완료~ㅋ
(밥 냄비만 어찌할수없어서, 물 넣고 끓여 숭늉을 먹고난 후 화장실에 가서 닦았다)



다음날...
늦은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아침이 되어도 그칠생각을 안 한다.
비 그칠때까지 무한정 대기모드로 돌입~ㅋ

캠버스 재질이 비를 흠뻑 맞은 후 말리면 조직이 더 촘촘해져서 좋다는데,
텐티피로 비 맞는건 처음...

다행히(당연히?ㅋ) 비가 새는 곳은 없었지만,
출입구쪽 지퍼 두어군데에서 물이 똑똑 떨어진다...

바깥쪽엔 지퍼를 덮는 부분도 있지만,
암튼... 지퍼를 타고 내려오다가 한방울씩 떨어지는 부분이 생기는 듯~

집에 돌아가는대로
그 부분만 방수액을 뿌리던가... 초를 칠하던가...
뭔 방법이든 생각해 봐야겠다~ ^^


게다가...
헬리오스 렌턴 유리도 금이 가 있넹;;; ㅜ.ㅜ

근처에 파는 곳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서,
천상,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길에 구해다가 바꿔야 할거 같다.



암튼...
아침은 집에서 챙겨온 달래에 된장을 풀어 된장국을 끓여먹었다.
역시나 설겆이는 휴지와 뜨거운 물로~ ㅎㅎㅎ

점심까지 뒹굴뒹굴하다가,
집에서 챙겨온 하루치 식재료가 다 떨어져가기도 했고,
어제밤부터 목이 심하게 아파오고 간간이 기침도 나길래,
텐티피를 잠시 비 속에 놔두고 시내(읍내?)로 나갔다.


마침 가까운 곳에 보건소가 있어서 진료를 받고, 진료비 500원을 내고 처방전을 받고~ㅋ
(자기가 사는 곳이 아니라도 전국 어디서나 진료가 가능하다)
약국가서 3일치 약을 사서 재첩국을 먹으러 갔다.

하동군 보건소



재첩국과 재첩회덮밥을 하나씩 시켜서,
회덮밥 대접에 밥 두그릇을 같이 넣어 비벼서 다시 둘로 나누고~
맛있어서 재첩국은 물론 반찬까지 싹 다 비우고 나왔다~ㅎ

 



저녁거리를 사러 근처의 하나로마트에 가서,
굴 좀 사고(매생이 챙겨왔다며 아침에 션~하게 매생이굴국을 끓여주신다는 용장금님~ㅋ)
저녁에 두루치기 해 먹는다며 돼지 앞다리살도 좀 사왔다.


그나저나...
마리녀석 화장실을 해결해야할텐데,
비 맞는걸 싫어하는 녀석도 비가 오는걸 아는지, 나가자고 보채지는 않는다...

배변패드를 가져오긴 했는데, 한번도 써 본적이 없어서 어찌될지 모르지만,
급하면 어케... 거기다라도 싸주면 안 되겠니? ㅋㅋㅋ



다음날, 날씨가 아침부터 서서히 갠다.
일단 비가 그치니, 안에 난로를 켜 놓아서 그런가 텐트가 위쪽부터 잘 마른다.

아침을 먹고, 주섬주섬 침낭과 매트를 챙겨 넣고...
주변 사진을 찍고 놀면서, 마리도 잠깐 풀어놓았다.

 

 

 

 

 

 

 


아직은 젖어있는 땅 위를 신나게 돌아다니며,
킁킁거리며 온동네 냄새를 맡고, 똥도 싸고~ㅋ(물론 따라다니며 바로 치웠다)

그러다 데리고 들어왔는데...
헙;;; 네 다리에 가시들이 박혀서, 완전 고슴도치가 되어있더란;;;

 

한참을 떼어내고, 그래도 안되서 빗으로 구석구석 다시 빗어가며 숨은 가시도 빼 내고~
두어시간을 가시하고 씨름한듯~ ㅡ.ㅡ


무사히(?) 가시들을 떼어냈고, 무사히 텐트도 다 정리했고~ㅋ

그간의 쓰레기로 작은 비닐봉투 하나가 나왔는데,
마침 아주머니 한분이 화장실 청소하러 오셔서 말씀드렸더니,
가지고 오신 큰 휴지통에 버리라 하셔서, 그렇게 처리완료~ ^^



* 하동송림 야영장 [2013/01/20~22]
비용 : 무료
전기 : 불가
온수 : 안 나옴
화장실 : 양호, 양변기는 장애인용 하나뿐
개수대 : 동파로 폐쇄
주차 : 주차장
환경 : 야영장 규모는 작지만 섬진강가의 소나무숲
그 외 : 공원옆 야영장이라 공원쪽 관리인 상주
          애완동물 출입금지(민원 들어가면 과태료 5만원이라 함)
          뒤쪽은 차로(차량통행 적당), 근처에 철로로 때때로 기차소리가 난다
주변 : 음식점, 마트, 약국 등이 갖춰져있는 하동읍내에서 가깝다
텐트 : 텐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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